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006400), SK온, 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 배터리 3사의 올해 1분기 시설투자 금액은 총 5조3372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6조9375억원에서 23% 줄어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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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시설투자 금액이 늘었다. 지난해 1분기 2조9075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3조410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증가 폭은 4.5%로 크지 않았다. 이 회사는 올해 전체 캐펙스를 전년 대비 30% 이상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캐즘 여파로 수요 성장에 안개가 끼면서 배터리 3사 모두 설비투자는 숨 고르기에 들어간 반면 미래 대비를 위한 기술 개발에는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배터리 3사 모두 R&D 비용을 늘린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R&D에 3075억원을 썼다. 지난해 같은 기간 2534억원에서 2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온도 703억원에서 776억원으로 10% 늘었다. 삼성SDI는 지난해 1분기 대비 5.8% 늘린 3570억원을 기술 개발에 투입했다.
배터리 3사가 업황 악화에도 R&D 비용을 늘린 건 중국을 빨리 따라잡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중국 배터리업체 CATL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중국 내수를 제외하더라도 가장 많은 파이를 차지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 조사 결과 올해 1분기 기준 CATL의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29.5%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이 22.3%로 2위를 기록했고 SK온과 삼성SDI는 각각 3위, 4위였다.
배터리 3사는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성장동력이 될 차세대 제품을 개발해 중국과의 격차를 좁힌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2027년을,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각각 2030년 전후를 양산 목표 시점으로 잡고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보급형 배터리 R&D에도 힘쓰는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과 협업해 리튬망간리치(LMR) 각형 배터리셀을 개발하고 2028년 내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LMR 배터리는 비싼 코발트와 니켈 대신 저렴한 망간을 많이 사용해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다. 삼성SDI와 SK온도 코발트가 없는 ‘코발트 프리’ 배터리를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