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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도 불투명…석화사, 친환경 개화 지연에 ‘속도조절’
입력 : 2025-02-18 17:36:55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거론되던 친환경 사업이 잇달아 지연되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각국의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고속 성장이 예상됐으나 기대와 달리 시장 개화가 지연된 탓이다. 이에 업체들도 관련 투자를 연기하거나 백지화하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051910)이 충남 대산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PBAT)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양산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것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주력사업인 범용 석유화학 제품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가운데 미래 사업인 친환경 소재 수익성마저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서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가 울산 남구의 SK이노베이션 정유화학 복합단지 ‘울산 콤플렉스(CLX)’ 내 울산ARC 공사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사진=SK지오센트릭)
◇‘시기상조’ 분위기 바뀐 친환경 소재 시장

‘썩는 플라스틱’으로 불리는 글로벌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은 2020년 104억6000만달러(약 15조원)에서 연평균 22% 증가해 2025년 279억1000만달러(약 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50년 글로벌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규모가 60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기후 정책을 뒤집고 화석연료 생산을 늘리겠다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친환경 산업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이에 LG화학을 비롯한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은 친환경 사업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신사업으로 추진하던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성을 재검토하고 있다. 앞서 SK지오센트릭은 2023년 1조8000억원을 들여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 내 21만5000㎡ 부지에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울산ARC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연산 23만톤(t) 규모의 울산ARC는 열분해와 해중합, PP 추출 등 3대 화학적 재활용이 모두 적용된 전 세계 최초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복합단지로 올해 완공 예정이었으나 낮은 경제성과 수요 부족으로 사업을 재검토하고 건립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업황 악화에 ‘고부가 제품’ 사업 재편도 ‘난항’

SKC(011790)도 폐플라스틱 사업에서 철수했다. 2021년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사업화를 위한 연구개발(R&D)법인 올뉴원을 설립하고 상업 생산을 검토했으나 지난해 9월 해당 법인을 청산하며 사업 계획을 무효화했다.

롯데케미칼(011170)도 울산공장 내 화학적 플라스틱 재활용 시설 투자 기간을 당초 2024년에서 2027년으로 미뤘다. 롯데케미칼은 2021년 1000억원을 투자해 울산공장에 국내 최초로 폐 페트(PET)를 처리할 수 있는 해중합 시설을 4만5000t 규모로 신설하고 여기서 생산된 재활용 원료를 다시 페트로 만드는 11만t 규모의 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 생산시설을 구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범용 제품 비중을 줄이고 친환경 분야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LG화학은 전지 소재, 친환경 소재, 혁신 신약 등 3대 신성장동력 분야 매출을 2022년 전체의 21%에서 2030년에는 절반 이상인 57%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 부문 비중을 현재 60%에서 2030년까지 30% 이하로 축소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던 친환경 사업마저 주춤하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위기가 한층 더 심화했단 우려가 나온다. 중국의 대규모 증설로 업황 악화가 길어지는 가운데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신사업마저 기울면서 생존을 모색하던 석화사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산업이 고부가가치 위주로 전환 속도를 서두르고 있으나 전 세계적인 불황으로 신사업마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며 “저리 투자 지원, 세액공제 혜택 등 초기 시장 육성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abcd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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