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가운데 4분기 실적을 공시하면서 IR자료와 보도자료를 모두 내놓은 곳은 CJ제일제당과 KT&G, 롯데칠성음료, CJ프레시웨이 4곳뿐이다. 대기업인 CJ와 롯데 식품 계열사, KT&G뿐인 셈이다.
특히 대상과 SPC삼립, 농심은 IR자료는 물론 보도자료 모두 내놓지 않았다. 동원F&B와 풀무원, 오리온 등은 보도자료를 내놨지만, IR자료를 내놓지 않았다.
실적과 관련된 IR자료는 주주에 대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정보공개다. 지난해 기업이 한해 어떻게 농사를 지었는지, 어떤 점이 부족했고 올해 경영환경은 어떻게 예상하며 그런 환경에서 어떻게 회사를 운영하겠다는 기본 그림을 밝히는 자료다.
특히 K푸드 부상으로 어느 때보다 개인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정부가 밸류업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대표 식품회사의 자세한 공시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밸류업의 양대축이 주주환원과 주주소통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실한 정보공개는 현재 주주뿐 아니라 회사에 아직 투자하지 않은 잠재적인 투자자도 등한시하는 처사다. IR자료가 없는 곳은 당연히 IR행사(기업설명회)도 없다.
식품회사 외 다른 섹터들은 주주와의 소통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가령 KB금융(105560)지주의 경우 지난해 실적을 설명하는 IR행사에서 개인투자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자 개인 투자자 대상의 질의응답 시간도 별도로 마련했다. 사전에 홈페이지를 통해 개인투자자의 궁금한 사항을 받은 뒤 공통된 질문을 중심으로 핵심 질문을 추려 IR행사에서 답한 것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대 교수는 “소비재 품목을 파는 회사들이 대체로 IR활동에 소극적이어서 주주들이 답답함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면서 “소극적인 IR활동을 하게 되면 기업 공시 측면에서도 미진하고 최근 강화하고 있는 적극적인 주주 활동 공지에도 맞지 않아 결국 투자자를 통한 주가 견인에서 불리할 수 있다”고 했다.
SPC삼립 관계자는 “이제까지 특별한 사항이 없으면 실적공시 외에 자료를 내지 않았다”면서 “주총자리에서 필요한 설명은 다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IR자료 공개 등은 IR부서와 얘기해보겠다”고 했다. 농심 관계자는 “매분기 잠정 실적이 나올 때마다 자료를 낸 적이 없고 IR자료는 내용이 다 정리된 사업보고서가 나올 때 나갈 것”이라며 “IR자료의 이른 공개는 IR부서와 얘기하겠다”고 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국내 상장사 중 유일하게 매월 주요 국가의 매출뿐 아니라 영업이익까지 한국거래소에 공시하고 있다”며 “작년 4분기 IR 실적자료는 오는 3월 사업보고서 공시에 맞춰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IR자료와 보도자료를 모두 내놓으면서 주주와의 소통에 적극적인 한 식품회사 관계자는 “주가 변동성이 매우 적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 식품업계에는 삼양식품(003230)처럼 시장에서 존재감이 커진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자연스럽게 주주나 투자자들과 좀 더 활발하고 다양하게 소통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실제 삼양식품 주가는 지난 1년 사이 최저 16만9600에서 이날 장중 92만원까지 5배 넘게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