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뉴스
IR소개
IR소개
베스트멤버스
베스트멤버스
공지사항
공지사항
“한국에 없는데 어떡하나”…SKT 사태에 해외서도 ‘발 동동’
입력 : 2025-04-28 15:56:59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최근 개인 일정차 한국행을 앞두고 있던 한 베이징 주재원은 걱정에 빠졌다. 한국에서 SK텔레콤(017670)(SKT)의 유심(USIM) 해킹 사태가 일어났는데 본인도 SKT에 가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한국 휴대폰을 사용할 일이 없던 그는 “한국에 들어가서 휴대폰을 켜는 것도 걱정이고, 가자마자 유심을 바꿔야 할 텐데 재고가 있을지도 알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탈취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경기도 수원시 한 SK텔레콤 PS&M 직영점에서 시민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KT 유심 해킹 사태 여파가 일파만파 번진 가운데 해외에서도 교민과 여행객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물리적으로 한국과 거리가 있어 국내 사정을 잘 모르는데 아직까지 제대로 된 안내가 이뤄지지 않고 있고 유심 교체나 유심보호서비스도 제한이 걸린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28일 SKT와 베이징 현지 외교가, 교민 사회 등에 따르면 아직 중국 내에서는 SKT 유심 해킹 사태와 관련한 공지를 받지 못한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 장기가 나온 주재원들이나 교민들은 한국 번호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 요금제를 선택한 경우가 많다. 이들 모두 SKT 회원인 만큼 이번 해킹 사태에 노출된 것은 마찬가지다.

베이징에 주재원으로 나온 30대 여성 A씨는 “뉴스를 통해 SKT 해킹 소식을 들었으나 아직 제대로 된 공지를 받지 못했다”며 “내용을 알아보려고 티월드 홈페이지에 오랜만에 접속했는데 접속자가 급증해서인지 접속도 안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발을 굴렀다.

국내 최대 인터넷 포털에서 중국 생활을 공유하는 한 카페에서도 SKT 사태와 관련한 게시물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이중 중국에서 살고 있다는 교민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공지를 받지 못해 답답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SKT 관계자는 “2300만여명의 고객들에게 순차적으로 공지하는 중이어서 아직 연락받지 못한 고객들이 있다”며 “공지 전달은 수요일(30일)쯤 마무리될 예정이고 여기엔 사과문과 유심 보호 같은 서비스 가입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우선 이번 해킹 사태에서 개인정보를 보호하려면 당장 유심을 바꿔야 하는데 중국 현지에서 어떻게 유심을 구해야 하는지 제대로 된 정보가 없는 상태다. 한국에 있는 친지나 지인을 통해 유심을 받아 중국으로 보낼 수 있는지 문의하고 있지만 한국도 유심 공급이 여의찮아 불안하게 지켜만 볼 뿐이다.

중국에서 생활하는 교민이나 주재원 특성상 중국 통신사의 유심과 한국 통신사 이심(소프트웨어 방식)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 또한 문제다. 이심은 유심처럼 새로 실물을 받을 필요는 없고 온라인에서 새로 내려받으면 되는데 중국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방법이 공유되지 않고 있다는 게 현지 교민들의 전언이다.

한국에 있는 SKT 고객들은 일단 유심보호서비스를 신청하면 되지만 해외에 나가 있는 교민이나 주재원, 여행객들은 쉽지가 않다.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면 해외 로밍 서비스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 베이징에서 SKT를 이용하고 있는 고객의 티월드 접속 화면.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장기간 베이징에서 중국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30대 B씨는 “일단 로밍 서비스를 해지하고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했는데 이 때문에 로밍 서비스가 다 차단된 상태”라면서 “당장 다음달 한국에 방문할 때 유심을 바꿀 건데 이때까지 피해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한탄했다.

이번 사태가 오래될 경우 결국 해외에 오랫동안 나가 있는 한국인들의 피해가 우려되기도 한다.

베이징에서 거주하고 있는 40대 남성 C씨는 “한국의 은행앱 등 금융서비스를 사용하려면 한국 통신사 시스템의 안정적인 가동이 가장 중요한데 유심 교체가 원활하지 않아 걱정이 크다”면서 “가뜩이나 치솟은 환율로 걱정이 많은데 유심 문제로 환전 등 문제가 생기면 자칫 주택비용이나 교육비 납입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근심 걱정이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SKT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데일리에 “해외에 있는 고객들을 위해 비정상 인증 시도 차단(FDS)시스템을 강화하고 모니터링을 지속 운영 중”이라며 “로밍과 유심보호서비스가 동시 가능한 시스템을 5월 중 제공할 예정으로 고객 정보보호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twomc@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이데일리 기사의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지하며,
위반시 저작권법에 따른 법적 조치가 취해질 수 있습니다
기사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