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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SKT 유심 교체 대란… "앱 접속 안 돼, 매장에서 기다리는 게 낫다"
입력 : 2025-04-28 13:54:32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T월드 앱은 대기자가 너무 많아서 접속이 안 돼요. 그냥 매장에서 기다리는 게 더 빠르겠죠.”

28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 ‘T월드 논현대리점’ 앞에는 30여 명의 대기 인파가 인도를 가득 메운 채 줄지어 서 있었다. 최근 발생한 SK텔레콤(017670) 유심(USIM) 정보 유출 사고 이후 SK텔레콤이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라고 했지만 가입하려고 T월드 앱을 켜자 접속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려고 앱을 켜면 ‘잠시만 기다리시면 자동 접속 됩니다’라며, 현재 대기인원 42043명, 예상 대기시간 43분 48초라는 공지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불안한 가입자들은 대거 매장으로 몰렸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찾은 직장인부터, 집에서 나온 70대 고령자까지 대기 행렬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됐다.

50대 여성 A씨는 “한 시간 반을 기다렸다”며 매장 입구에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스마트폰 화면에 떠 있는 대기번호 13만 명 표시를 보여주며 “앱은 아예 접속이 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매장에 직접 나왔다. 오늘 당장 교체를 못하더라도 매장에서 예약이라도 하고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28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 T월드 매장 앞, 인도까지 유심 교체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T월드 앱 접속 지연 화면
매장 앞을 지나던 40대 여성 B씨는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대리점에 가봤더니 재고도 없고 예약도 받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여기는 줄 서 있는 사람이 많아서 혹시나 하고 왔는데, 재고가 있는지 없는지 안내도 제대로 없어요”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가입자들의 불만을 직접 응대해야 하는 대리점 직원들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논현대리점은 이날 오전 9시 30분경, 보유하고 있던 유심 100개가 이미 모두 소진됐지만, 대기 줄은 계속 이어졌다. 직원들은 중간중간 매장 밖으로 나와 상황을 설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한 매장 직원은 “오늘은 아침 9시 반에 번호표를 받은 분들까지만 교체가 가능합니다. 현재 재고는 없고, 유심이 입고되면 예약 순서대로 연락드리겠습니다”라고 안내했다.

직원들은 일단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권장하며 “유심을 복제당해도 통신을 차단해주는 기능입니다. 가입하시면 사고 발생 시 SK텔레콤이 100% 책임지겠다고 하니 먼저 가입해 주세요”라고 설명했다.

대기 줄에는 이미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한 사람도 많았다. 70대 남성 C씨는 “유심보호는 이미 했지만, 이 휴대폰으로 은행 업무도 보고 모든 개인정보가 다 들어있다 보니 불안해서 아예 유심을 교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해외 로밍 고객들은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했다. 40대 남성 D씨는 “유심보호 서비스에 가입하려 했는데 로밍 때문에 안 된다고 하더군요”라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매장 측은 “부가서비스를 해지하면 가입을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고 설명했지만, 혼잡한 상황 속에서 유심 교체와 무관한 업무로도 긴 대기를 감수해야 했다.

한편, 지난 26일 매장을 찾아 직접 예약을 해둔 대학생 안 모씨(26)는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줄을 서서 유심 교체를 받을 수 있었다.

그는 “오늘 교체할 수 있어 다행이지만, SK텔레콤의 이번 사고 대응을 보고 신뢰가 가지 않으면 통신사를 바꿀 생각도 있다”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테크 유튜버들 영상을 보니 이번 사고는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이 아니라 도어락 비밀번호나 지문 인증까지 뚫릴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하더라구요. 유심 교체는 반드시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차라리 이런 불안감이 기우였으면 좋겠다”라고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T월드 매장앞에 유심교체 대기 줄이 길게 늘어 선 모습(사진=독자제공)
서울 강서구 마곡동 T월드 매장 앞 유심교체 대기 인파(사진=독자제공)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yklim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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