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자력 산업을 활성화할 것이라는 의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원전주에 이어 건설주까지 수혜를 입고 있다. 특히 원전 시공 능력을 갖춘 현대건설(000720)이 한 주간 급등하자, 현대건설을 큰 비중으로 담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도 상위권을 휩쓸었다.

1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순자산액(클래스 합산) 100억원 이상, 운용 기간 1개월 이상인 국내 주식형 펀드의 최근 일주일(5월 23~30일)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한 주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 건설’ ETF로 한 주간 18.55% 상승했다. 3위는 ‘KODEX 건설’ ETF로 15.08%의 상승률을 보였다.

두 ETF 공통점은 현대건설(000720)을 큰 비중으로 담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TIGER 200 건설에는 지난 30일 기준 현대건설이 32.61% 비중으로 담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ODEX 건설은 현대건설을 29.30%의 비중으로 담고 있다.

한 주간 현대건설은 16.58% 상승했다. 특히 지난달 28일에는 28.55% 급등해 8만원선을 찍고 내려온 바 있다. 건설 업황이 바닥을 다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건설이 급등한 이유는 원전 시공 능력으로 트럼프발 ‘원전 르네상스’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행정부가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 용량을 현재 100GW에서 400GW까지 확대하고, 2030년까지 신규 대형 원전 10기 착공 등을 담은 행정 명령을 발표한 가운데 현대건설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불가리아, 스웨덴, 슬로베니아, 핀란드 원전 등 프로젝트를 협력한 트랙 레코드가 있어 수혜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줄줄이 현대건설에 대한 목표가를 올렸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9일 기존 목표가 5만원에서 7만원으로 올렸고, iM증권(5만 2000원→7만 원), 키움증권(5만 2000원→7만 6000원), KB증권(6만 2000원→7만 4000원), BNK투자증권(5만 5000원→6만 8000원)도 줄 상향했다.

신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러시아, 중국을 제외하고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제시간 내, 예산을 초과하지 않고 시공을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시공사”라며 “타 건설사들 대비 높은 프리미엄을 받고 있으나, 도시정비와 원전에서의 두각을 고려할 시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5.32%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국내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해소 기대에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2차전지 업종 중심으로 강세가 이어지며 상승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일주일 평균 수익률은 0.18%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브라질 주식의 수익률이 0.38%로 가장 높았다. 섹터별로는 기초소재 섹터의 상승폭(0.77%)이 가장 컸다. 개별 상품 중에선 한화자산운용의 ‘PLUS 글로벌 원자력 밸류체인’ ETF가 18.03%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가장 높았다.

한 주간 S&P 500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연방법원이 제동을 걸며 상승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항소법원에 판결 효력정지 요청을 제출했고, 인용돼 상승 폭은 제한됐다. 닛케이225는 엔비디아의 상승에 반도체주가 영향을 받아 강세를 보여 상승했다. 유로스톡스(EURO STOXX) 50은 트럼프의 러시아 제재 위협 속에 하락했다. 상해종합지수는 테무의 모기업인 핀둬둬 홀딩스의 부진한 실적에 알리바바 등 유사업종에 대한 실적 우려가 부각되며 하락했다.

자금 흐름을 살펴보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270억원 감소한 18조 639억원으로 집계됐다.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3567억원 증가한 46조 9395억원, 머니마켓펀드(MMF)의 설정액은 2조 8799억원 감소한 166조 1756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