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뉴스
IR소개
IR소개
베스트멤버스
베스트멤버스
공지사항
공지사항
"어머니! 요즘 누가 전 부쳐요"…확 바뀐 '이것' 손맛도 살렸다[먹어보고서]
입력 : 2025-10-05 07:00:00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비비고의 냉동 전 제품 3종(계란 옷 입은 고기완자, 도톰 동그랑땡, 남도 떡갈비)을 구운 뒤 한입 크기로 잘라낸 모습. 전반적으로 두께감이 큰 것이 특징이다. (사진=한전진 기자)
계란 옷을 곱게 입은 동그란 완자 하나를 집어 프라이팬에 올렸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에 명절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CJ제일제당(097950) 식품 브랜드 비비고 냉동 ‘전’ 제품 세 가지를 꺼내 추석 전 혼자 조촐한 상차림을 준비해봤다. 기대 없이 시작한 식사였지만 곧바로 햇반 두 개를 비우고 나서야 생각이 바뀌었다. 냉동 제품이 이 정도로 발전했단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명절 음식의 대표격인 전은 오랜 시간 정성과 수고를 들여야 했던 수작업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1~2인 가구와 혼추족이 늘고, 직접 장을 봐 전을 부치는 일이 부담스러워지면서 가정간편식(HMR) 제수음식이 새로운 선택지로 떠올랐다. 특히 과거 냉동 전 특유의 기름짐, 눅눅함, 비릿한 냄새 같은 단점을 보완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변화는 더 빨라지고 있다.

이번에 체험한 제품은 도톰 동그랑땡(560g, 8863원), 남도 떡갈비(450g, 9442원), 계란 옷 입은 고기완자(480g, 8784원) 등 총 세 가지다. 모두 CJ제일제당 공식 온라인몰 ‘cj더마켓’에서 5~20% 할인 중인 제품으로 냉동 상태로 보면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굽고 나면 완전히 다르다. 프라이팬에 식용유만 두르고 양면을 구워내는 단순한 방식인데도 손으로 만든 듯한 색감과 형태가 살아난다.

프라이팬에 구운 뒤 바로 담아낸 완성 모습. 지단의 바삭함, 떡갈비의 윤기, 동그랑땡의 고소한 색감이 고르게 나타났다. (사진=한전진 기자)
특히 고기완자는 ‘겉바속촉’의 정석이다. 계란 지단은 바삭히 익고 안쪽 고기는 수분을 머금고 있어 씹을수록 담백했다. 단단하지도 흐물하지도 않은 식감이 특징이다. 간도 세지 않아 밥반찬은 물론 술안주로도 딱 맞았다.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해 젊은 세대의 입맛에도 잘 맞춘 듯 했다.

동그랑땡은 익숙한 이름이지만 맛은 한층 세련됐다. 완성도가 기대치 이상이었다. 당근, 양파, 두부 등의 재료가 포슬하게 씹히며 고소한 풍미를 살렸다. 흔히 냉동 제품에서 느껴지던 퍼석함이나 인공적인 향이 거의 없었고, 무엇보다 조리 중 기름이 튀지 않아 조리 스트레스가 덜했다. 아침밥 반찬이나 도시락 반찬으로도 무난하게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떡갈비는 세 제품 중 향이 가장 뚜렷했다. 남도식 갈비 양념의 달큰함에 불맛이 살짝 감돌며, 입안에서 고기의 결이 부드럽게 풀린다. 한입 베어물면 단맛이 먼저 퍼지고 뒤이어 은은한 그을림 향이 남는다. 냉동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고기 본연의 육향이 살아 있어 식탁에 한 상 차린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역시 명절 음식이라기보단 평소 식사 대용으로 더 자주 찾게 될 맛이다.

냉동 상태 그대로 접시에 꺼내 올린 모습. 각 전은 얇게 기름 코팅돼 있어 고기완자 제품을 제외하면 별다른 해동 없이 바로 조리 가능하다. (사진=한전진 기자)
전반적으로 양과 가격도 만족스러웠다. 한 팩당 약 400~500g대로, 각 제품 하나만 꺼내도 세 끼 이상은 넉넉히 소화할 수 있는 분량이다. 가격은 모두 1만원을 넘지 않았다. 직접 마트에서 재료를 사고 다듬고 반죽해 기름에 지지고 닦는 수고를 생각하면, 시간과 비용 모두에서 나름 합리적인 선택이다. 세 제품을 차례로 구워내는 데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고, 뒷정리는 키친타월 몇 장이면 끝났다.

냉동 전이 이처럼 손이 덜 가고도 맛이 괜찮다면 앞으로 제수 음식은 굳이 수작업으로 만들 이유가 없을지 모른다. 실제로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주차 기준 비비고 전(동그랑땡, 해물완자, 고기완자, 떡갈비 등) 제품 매출은 직전 주 대비 66% 늘었다. 명절 2주 전부터 전을 준비하는 소비자 니즈가 반영된 결과다. 특히 1~2인 가구, 직장인, 혼추족 중심으로 제품 수요는 더욱 두드러졌다.

이제 전은 더 이상 전날 밤부터 가족이 둘러앉아 부치는 음식이 아니다. 냉동고에서 꺼낸 전 한 접시가 조용히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손맛은 줄었지만, 지글지글 익는 소리와 고소한 냄새는 그대로다. 만드는 방식은 달라졌지만, 그 한 접시가 전해주는 명절의 기분은 제법 선명했다.

왼쪽부터 남도 떡갈비, 도톰 동그랑땡, 계란 옷 입은 고기완자. (사진=한전진 기자)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noreturn@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이데일리 기사의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지하며,
위반시 저작권법에 따른 법적 조치가 취해질 수 있습니다
기사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