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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 장르·언어 관계 없이 더 많이 번역돼야"
입력 : 2025-10-14 05:35: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국 문학이 꾸준히 외국으로 진출하려면 웹툰·웹소설 같은 대중적인 장르를 더 많이 번역해 소개해야 합니다.”

정보라 작가. (사진=ⓒ정혜란Hyeran Jung)
정보라 작가는 13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외국 젊은 독자들이 한국 웹소설을 열정적으로 칭찬하는 모습을 현지에서 많이 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작가는 SF(과학소설)와 공포소설을 통해 세계 문학계의 주목을 받는 작가다. ‘저주토끼’(2021)로 부커상과 전미번역상 최종후보, ‘너의 유토피아’(2024)로 필립 K. 딕상 후보에 올랐다. K문학의 해외 진출에 대한 그의 조언은 이런 경험의 산물이다.

정 작가는 오는 17일 영국에서 현지 독자들을 만난다. 2023년 국내서 출간한 연작소설집 ‘한밤의 시간표’가 최근 영어로 번역됐다. ‘한밤의 시간표’는 프랑스, 폴란드 등 전 세계 10여 개국에 수출된 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영국에서 각각 출간됐다. 번역은 ‘저주토끼’ 영역본을 작업한 번역가 안톤 허가 맡았다. 정 작가의 책이 영역본으로 출간되는 것은 ‘저주토끼’, ‘너의 유토피아’, ‘붉은 칼’(2025)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정보라 작가 ‘한밤의 시간표’ 미국판(왼쪽부터), 영국판, 폴란드판, 프랑스판 표지. (사진=갈매나무)
‘한밤의 시간표’는 정체불명의 물건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수상한 연구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엮은 연작 소설집이다. 비정규직 대학 강사로 일했던 정 작가가 코로나19 대유행 때 업무 때문에 찾은 대학교의 텅 빈 강의실에서 느낀 불안과 공포가 바탕이 됐다. 작가 스스로 “놀이동산 같은 작업”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등장인물과 이야기에 대한 애착이 큰 소설집이다.

부모의 재산을 놓고 갈등하는 가족, 원한에 사로잡힌 귀신 등 한국적인 공포를 담은 것이 특징이다. 외국 독자들도 이를 자연스러운 이야기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 정 작가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외국 독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행사에서 ‘한밤의 시간표’가 보편적이라는 평을 들었다”며 “가족이라는 제도가 있는 문화권이면 재산 싸움이 일어나고, 살인사건과 원한도 어느 나라에나 존재한다. 외국 독자들이 이 소설을 문화·사회적 차이에 신경쓰지 않고 읽는 점이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영역본 출간을 기념하기 위해 국내에선 새로운 표지의 ‘리커버 양장본’이 함께 출간된다. 검은색 바탕에 계단을 상징화한 붉은색 도형, 작품 속 주요 등장동물인 양을 대치시킨 표지가 인상적이다. 스핀오프 신작 단편 ‘공항 귀신’도 함께 공개한다. 정 작가는 “24시간 멈추지 않는 ‘인공도시’ 같은 공항 안에서도 인적이 없는 곳의 낯선 분위기, 그리고 공항이 자리 잡은 땅에 묻혀 있는 과거의 역사에 착안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그의 새로운 소설은 오는 11월 만날 수 있다. 정 작가는 “다른 작가와 협업한 합작 소설을 전자책으로 먼저 공개한 후 정식 출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보라 작가 ‘한밤의 시간표’ 리커버 양장본 한정판. (사진=갈매나무)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solan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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