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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이 공시방]'초대어' SK바이오사이언스 증권신고서 뜯어보기
입력 : 2021.02.25 04:20
이제 막 주식투자를 시작한 ‘주린이(주식+어린이)’라면 ‘이 종목 뜬다더라’는 지라시보다 기업 스스로 공개한 진짜 정보에 관심을 두는 건 어떨까요. 한 주간 눈에 띈 공시를 통해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에 한발 다가가 봅시다.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공모 자금만 1조원에 달해 올해 첫 유가증권(코스피) 시장 대어로 기대되는 SK바이오사이언스 지난 23일 첫 기업설명회를 가지며 상장에 한 걸음 더 다가섰습니다. 백신을 만드는 회사라는 것은 알겠는데, 그래서 회사가 백신을 통해 어떻게 성장을 하고자 하는지 회사의 흐름은 ‘증권신고서’를 통해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난 5일 제출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증권신고서를 항목별로 들여다보며 눈에 띄는 부분을 정리했습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가 지난 23일 IPO 기자간담회를 통해 회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바쁜 투자자라면 맨 위부터, ‘공모 방법’

‘모집 또는 매출에 관한 사항’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증권신고서 공시를 열면 보통 가장 위에 있는 부분입니다. 회사가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얼만큼의 자금을 모집할지에 대한 계획이 나와있습니다. 실제로 ‘공모개요’ 항목을 보면 액면가 500원의 보통주를 총 2295만주 모집한다는 내용을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회사 측이 제시한 공모가 밴드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4만9000원이 기준이라고 가정 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소 1조1235억5000만원에 달하는 자금을 모으기 위해 상장에 나선 것입니다.

‘공모 방법’을 보면 투자자들이 얼만큼의 물량을 받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회사 내 직원들이 회사의 주식을 취득해 관리하는 ‘우리사주조합’에 20%(459만주)의 물량이 우선 배정되고, 나머지 80%인 1836만주가 일반 공모, 즉 이번 공모에 참여하는 이들에게 풀릴 부분입니다. 이 배정 내역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반 공모 중에서도 기관투자가와 개인 투자자가 나뉩니다. 우리사주조합은 우선 배정받을 권리가 있는데, 혹시 이 과정에서 미청약이 발생한다면 최대 5%까지는 일반청약자에게 배정권이 넘어갑니다.

이중 일반청약자는 25~30%에 해당하는 물량을, 기관은 55~75%에 해당하는 물량을 받아갈 수 있다는 것이 눈에 띕니다. 이를 주수로 환산하면 일반청약자는 573만7500~688만5000주에 달하는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배정받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우선 청약을 실시하는 증권사의 계좌가 필요합니다. SK바이오팜은 큰 몸집에 걸맞게 많은 증권사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대표주관사 NH투자증권(005940)(849만1500주)가 가장 많은 분량을 인수하고, 공동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527만8500주), 미래에셋대우(006800)(504만9000주)도 각자의 몫을 가져갑니다. 이어 인수단에 포함된 SK증권(001510), 삼성증권(016360), 하나금융투자가 각각 183만6000주, 114만7500주, 114만7500주씩을 배정받게 됩니다.

이처럼 증권사마다 배정되는 주식의 수가 다르기 때문에 청약 시 해당 부분을 살피는 것도 중요합니다. 여기에 균등배정 방식이 적용되는만큼 소액주주도 ‘한 군데 정도야’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청약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부분을 알려주는 ‘투자위험요소’

간단한 청약 일정과 규모 등을 확인했다면 상장 이전뿐만이 아니라 상장 이후에는 더욱 중요할 ‘기업의 가치’ 부분도 신경써야 합니다. 모든 회사들은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낼 때에 ‘투자위험요소’를 명기해 회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예비 투자자들은 증권신고서 내 ‘투자위험요소’와 더불어 별도로 공시되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해당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과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접종을 앞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역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북 안동 공장에서 생산됐습니다. 그렇다면 회사는 이러한 백신 사업과 회사 사업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놓았는지도 확인해봅시다.

회사는 먼저 ‘사업위험’ 부문을 통해 먼저 최대 변수로 ‘코로나19’를 지적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변동성이 커진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 등 변수가 회사의 주력 사업인 ‘백신’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이 조기 종식되는 경우 주력 제품인 독감백신(스카이셀플루)에 대한 수요 감소로 인한 판가 하락, 독감 환자 수 감소 등으로 인해 성장이 둔화될 수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또 눈여겨볼 만한 지점은 ‘제품단가 하락 위험’입니다. 백신이 국가 차원의 공공부문에서 주로 공급되는 의약품인만큼 아무래도 가격은 민감합니다. 회사 측은 “백신 시장은 경쟁 약물의 존재뿐만이 아니라 국가예방접종 사업 등 정책에 따라 가격이 변동될 수 있는 특성이 있다”고 주의를 요청했습니다.

이처럼 회사는 자신의 회사 사업에 있을 법한 위험 요소와 약점 등을 밝힙니다. 긍정적인 전망을 갖는 것도 좋지만, 향후 변동성에 대비하고 투자 시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약점’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증권신고서)
전문가인 증권사는 어떻게 봤을까? ‘인수인의 의견’

그렇다면 회사가 새로 상장하기 위한 가치 측정은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볼 차례입니다. 기업이 상장사로서 주식을 발행하고, 적정한 가치로 거래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상장 주관을 맡은 증권사는 기업에 대한 평가를 시행하고, 해당 의견을 꼼꼼히 담습니다. 이를 위해서 증권사는 수많은 기업 실사에 나서고, 참여인들의 이름과 소속을 모두 적어내기도 합니다.

이번 SK바이오사이언스의 증권신고서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공모가를 산정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바이오 기업인만큼 보유하고 파이프라인의 가치, 향후 해당 약품이 시장에 나가서 얼만큼 판매고를 올릴지에 대해서는 계산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는 유사한 상장사들을 뽑아내, 이들과 비교를 거칩니다. 평가는 ‘종합평가결과’를 통해 요약돼 제시됩니다.

증권사들이 가치를 매기기 위해 이번에 사용한 방법은 위탁생산(CMO) 바이오 기업들간의 ‘EV/Capacity‘, 즉 생산량 대비 기업가치를 비교하는 것입니다. 사실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주가수익비율(PER), 주가매출액비율(PSR)뿐만이 아니라 향후 현금흐름을 고려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지만, 회사의 특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방법을 골랐다는 설명입니다. 이를 위해 뽑힌 비교 후보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스위스 론자,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입니다. 뽑아본 EV/Capacity는 각각 1.4배, 1.3배, 5.2배로, 평균을 내면 2.64배가 나옵니다. 비교를 통해 구한 이 배수를 적용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생산능력, 순차입금 등을 계산, 최종 산정한 공모가는 4만9000원에서 6만5000원 사이입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위탁생산 사업이 초기 단계인만큼 이미 위탁생산으로 자리잡은 기업들이 비교 대상으로서 적절하냐에 대해서 의문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전날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역시 “완벽한 방법은 아니지만 가장 최적인 방법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고민 끝에 생산량 대비 기업가치를 비교하기로 정했다”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인수인의 의견’ 부분에는 기업 가치 평가에 필요한 산술적인 요소뿐만이 아니라 기업지배구조, 내부통제제도 등에 대한 내용도 제시돼있어 ESG 등 요소를 중시하는 투자자들에게도 ‘비재무적 지표’로서 참고할 만합니다.

이처럼 매우 장황하게 늘어져있는 증권신고서지만, 적어도 공모 청약이 도전하고자 하는 예비 투자자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을 하는 기업인지, 이 기업이 어떤 기업들과 비교할 수 있는지, 전문가인 증권사들은 어떻게 평가했는지 등 투자 전 준비운동으로 정보를 확인하는 습관들을 기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khj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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