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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고금리 은행 영구채가 몰려온다…최대 1.6조 발행
입력 : 2022.08.04 18:21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금융사들이 잇달아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에 나선다. 자본적정성 지표가 아직은 우수한 수준이나 대내외 환경 저하를 고려해 선제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고금리 채권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수요가 커지고 있어 지방은행까지 영구채 발행 채비에 나섰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기업은행, 제주은행 등 금융사들은 최대 1조6000억원 규모의 조건부(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구조는 모두 5년 조기상환권(콜옵션) 행사 조건이 붙은 영구채다.

한 증권사 DCM 담당자는 “영구채 발행에 있어서 시중은행과 금융지주사들은 나눠서 볼 필요가 있다”며 “여신규모 확대와 위험가중자산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절대적인 수치에서 시중은행 대비 총자기자본(BIS)비율이 떨어져 지주사들이 영구채 발행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신한은행 BIS자본비율은 17.9%인 반면 신한금융지주(055550)는 16.2%(연결)로 다소 떨어진다. 시중은행 평균 BIS자본비율은 17.0% 수준이다. 같은 기간 KB금융지주(105560)도 BIS자본비율이 15.9%(연결)인 반면 국민은행은 17.7%로 2%포인트 가까이 높다.

특히 KB금융지주는 올해 2월과 5월에 각각 6000억원, 5000억원 등 1조1000억원에 달하는 영구채 발행에도 BIS자본비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지주가 발표한 상반기 경영실적 발표를 보면 6월 말 그룹 BIS비율은 15.64%로 예상됐다. KB금융지주 측은 “기업 및 해외자산 성장에 따른 위험가중자산 증가와 금리 상승과 주가하락으로 인한 기타포괄손익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밝혔다.

이에 KB금융지주는 3개월 만에 335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5000억원으로 증액 발행도 고려 중이다. 인수단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수요예측은 오는 17일에 진행해 영구채 발행은 26일로 계획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도 KB금융지주와 같은 시기에 영구채 발행에 나선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고려하고 있고 수요예측은 17일, 발행은 26일로 예정돼 있다. 인수단은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교보증권, 한양증권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나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5억달러 규모 영구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비용 부담이 커지자 계획을 연기하고 원화 영구채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달러화 채권 발행을 추진했으나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금리밴드가 높아지면서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며 “달러채보다 원화채 조달이 수월할 것으로 보고 이번에 영구채 발행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024110)은 역대 최대 규모로 영구채 발행에 나선다. 작년에 기업은행은 5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한 바 있으나 이번에는 최대 6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열어뒀다. 모집금리는 4%대 중반이 될 전망이다.

시장에는 5년 콜옵션 행사 조건이 붙은 영구채로 알려졌지만, 기업은행은 10년 콜옵션도 고려하고 있다. 교보증권과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한양증권 등이 인수단에 참여하며 3분기 내 발행 예정으로, 현재 8월 중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운용사 채권매니저는 “기업은행은 정책자금 지원이 많아 위험자산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며 “적정 자본비율 유지를 위해 영구채 발행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월 말 기준 기업은행 BIS자본비율은 14.9% 수준이다.

특히 기업은행은 경기둔화에 대한 대응력이 미흡한 중소기업여신 비중이 3월 말 기준 79.2%로 높은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고정이하중소기업여신비율은 0.81%로 시중은행 평균(0.4%)을 상회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영구채 조달자금은 중소기업 지원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라며 “과거 최대 발행금액은 5000억원으로 이를 초과해 발행되면 역대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한편 신한금융지주 계열인 제주은행도 1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3분기 내 발행을 목표로 금리와 인수단은 아직 미정이다.

한 증권사 DCM 담당자는 “지방은행의 경우 BIS자본비율이 시중은행보다 열위한 수준이나 과거에는 영구채 투자 수요가 없어 발행을 주저했다”며 “하지만 최근 고금리 채권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수요가 많다 보니 이를 고려해 영구채 발행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제주은행의 BIS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16.7%, 12.3% 수준이다.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pp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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